용혜인 기본소득당 의원이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직에서 물러났지만 더불어민주당은 용 의원과의 정치적 연대는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장관 후보직 사퇴로 인사 논란을 정리하는 동시에 진보 진영의 선거 협력과 연대 가능성은 열어두겠다는 메시지다.
김민석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14일 당 공식 유튜브 채널 "민주당TV"에 출연해 용 의원의 사퇴와 관련한 질문을 받고 "이렇게 됐지만 용혜인 의원의 역할이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진보연대에 대해서는 더 적극적으로 하겠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자신이 용 의원에게 직접 결단을 권유한 배경도 설명했다. 그는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을 겸하는 것이 법적으로 금지된 것은 아니라면서도 국민의 눈높이와 정치적 관례를 고려해야 했다고 밝혔다.
김 대표는 "비례대표 의원직을 겸직하는 것이 용 의원이 말한 대로 불법은 아니다"라면서 "다만 관례적으로나 상식적으로나 하나는 내려놓는 것이 보통의 상식선"이라고 말했다.
이어 "국민의 의견이 중요하고 인사 판단에서는 꼭 법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니다"라며 "법 위에 민심이 있는 것 아니겠느냐. 그런 판단을 해서 결정한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
용 의원은 전날인 13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평등가족부 장관 후보자직 사퇴를 발표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장관 후보자로 지명한 지 14일 만이다.
용 의원은 민주당으로부터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 겸직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가 충분하지 않은 상황을 고려해 결단해 달라는 의사를 전달받았다고 설명했다. 여당까지 우려를 표한 상황에서 장관직을 수행하기 어렵다고 판단했다는 것이다.
다만 용 의원은 자신을 둘러싸고 제기된 논란과 의혹에 대해서는 떳떳하지 않은 것이 없다며 인사청문회를 통해 소명하고 싶었다는 입장도 밝혔다. 후보직 사퇴가 제기된 의혹을 인정한 데 따른 결정은 아니라는 취지다.
민주당도 용 의원의 사퇴 과정에 당 지도부의 요청이 있었다는 사실을 공개했다. 김태선 민주당 당대표 비서실장은 김 대표가 민심을 종합해 용 의원에게 자진 사퇴를 권유했고 자신이 이를 전달했다고 밝혔다.
김 실장은 비례대표 의원과 장관의 겸직이 법률 위반은 아니지만 국민의 눈높이와 정서에 온전히 부합하지 못한 측면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인사청문회를 강행하며 논란을 이어가기보다 후보자 사퇴를 통해 정치적 부담을 줄이는 쪽을 선택한 셈이다.
그러면서 민주당은 용 의원과 기본소득당을 향한 연대의 문은 닫지 않았다. 김 실장은 "진보정치의 가치 실현과 진보연대의 완성, 선거제도 개혁이라는 과제를 실현하는 과정에서 용 의원이 앞으로도 중요한 역할을 함께해 주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가 이날 진보연대를 더 적극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힌 것도 같은 흐름이다. 민주당이 용 의원의 장관 후보직은 정리했지만 기본소득당과의 정책·선거 협력까지 중단하지는 않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다만 인사 과정에서 불거진 비례대표 의원직과 장관직의 겸직 논란은 향후 연대 논의에서도 부담으로 남게 됐다. 민주당은 법적으로 허용되는 문제라도 민심과 정치적 관례를 별도로 고려해야 한다는 기준을 제시했다.
용 의원의 사퇴로 성평등가족부 장관 인선도 다시 원점에서 진행된다. 대통령실이 후임 후보자를 언제 지명할지, 민주당이 밝힌 진보연대 구상이 선거제도 개혁과 향후 선거 협력 과정에서 어떤 방식으로 구체화될지가 후속 쟁점으로 남았다.
김기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