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통령이 "개혁의 목표와 가치를 한순간도 포기한 적이 없다"며 개혁의 속도보다 공감과 절차, 실제 성과가 중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개혁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강해지는 상황에서 과격한 방식이 오히려 저항과 역결집을 불러올 수 있다는 경고도 내놨다.
이 대통령은 12일 엑스(X)에 올린 글에서 "36년 전 판검사의 길을 버리고 빚을 내 인권변호사의 길을 시작했던 25살 젊은 이재명이나, 온갖 위기의 대한민국호를 맡아 새로운 희망의 나라 대체불가 대한민국을 향해 전력 질주하는 2026년 오늘의 이재명이나 억강부약 대동 세상, '함께 사는 세상'을 향한 꿈은 전혀 달라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개혁의 목표를 유지하면서도 추진 방식에는 신중함이 필요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이 대통령은 "개혁은 혁명보다 어렵다"며 "개혁은 최대한의 공감 아래 섬세하고 절차적이어야 하며, 고통과 저항을 최소화해 실효적인 성과로 증명해야 한다"고 말했다.
개혁을 앞세운 강경한 주장에 대해서도 경계했다. 이 대통령은 "혁명적 변화를 바라는 일부의 순수한 열망을 이용해 자신의 선명성을 드러내는 과격한 선동으로 저항과 역결집을 초래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개혁을 방해하고 반동을 초래하는 것도 필히 경계해야 한다"고 했다.
개혁의 필요성을 부정하는 것이 아니라 추진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정치적 반작용까지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개혁의 명분을 앞세우더라도 실제 결과가 개혁을 후퇴시키는 방향으로 이어진다면 경계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읽힌다.
권한을 가진 공직자의 책임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권한이 없을 때는 책임도 없고, 무책임한 주장도 폐해가 크지 않지만, 권한을 가졌으면 상응하는 무한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누가 모두를 대표할 것인가를 정하는 선거와 누가 모든 것을 차지할 것인가를 정하는 전쟁은 다르다"고 했다. 선거에서 승리한 이후에는 지지층뿐 아니라 전체 국민을 대표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 발언이다.
공직 인사에 대해서도 원칙을 제시했다. 이 대통령은 "공직은 모두를 위한 봉사자여야 한다"며 "부정하고 무능해도 가깝다는 이유로 기용하자는 것은 실패의 지름길이자 대표자가 아닌 정복자가 취할 태도"라고 지적했다.
개혁 과정에서 발생하는 이해관계 충돌에 대해서는 변화 자체가 저항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은 "아무 것도 하지 않으면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는다"며 "좋은 변화 즉 개혁과정에서는 변화 때문에 이익을 박탈당하는 쪽의 저항과 고통은 크지만, 혜택받는 측의 호응과 공감은 작다"고 했다.
이어 "개혁에는 필연적으로 반발이 수반되지만, 개혁이 없으면 반발도 없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이날 반복해서 짚은 것은 개혁의 목표와 개혁을 실행하는 방식의 구분이다. 개혁의 필요성을 이유로 절차와 공감을 건너뛰는 방식도, 반발을 이유로 개혁 자체를 멈추는 것도 경계해야 한다는 논리다.
특히 "개혁의 가장 큰 걸림돌은 개혁의 이름으로 개혁을 방해하는 것"이라는 표현을 사용하면서 개혁 진영 내부를 향해서도 메시지를 던졌다. 다만 이 대통령은 글에서 특정 인물이나 개별 현안을 직접 거론하지 않았다.
이 대통령은 "자주적이고 평화로우며 안전한 나라, 민주적이며 공평하고 포용 성장하는 나라를 향해 모두가 함께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며 글을 마무리했다.
개혁을 둘러싼 논쟁이 속도와 강도의 경쟁으로 번지는 상황에서 대통령이 직접 공감과 절차, 성과를 기준으로 제시했다는 점에서 향후 실제 국정 과제와 인사 과정에서 이 원칙이 어떻게 적용되는지가 남은 대목이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