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45년 문 연 군산 대표 제과점…단팥빵·야채빵 찾는 발길 이어져
매장 외벽엔 중기부 ‘백년가게’ 현판…지역 상권 넘어 군산 관광명소로 자리매김
전북특별자치도 군산시 중앙로에 자리한 이성당 본점. 화려한 관광시설보다 오래된 빵집 하나가 한 도시의 기억을 얼마나 오래 간직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곳이다.
14일 현장 사진을 보면 이성당 본점에는 다양한 빵이 진열돼 있고, 대표 메뉴인 단팥빵을 비롯해 여러 종류의 제과·제빵 제품을 찾는 고객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건물 외벽에는 중소벤처기업부와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 명의의 ‘백년가게’ 현판도 확인된다.
이성당은 공식 홈페이지에서 1945년 해방 직후 문을 연 빵집이라고 소개하고 있다. 군산시 역시 이성당을 1945년 개업해 단팥빵과 야채빵으로 알려진 군산의 대표적인 먹거리 명소로 소개하고 있다.
쌀로 만든 단팥빵, 지금도 대표 메뉴
이성당을 대표하는 메뉴 가운데 하나는 단팥빵이다. 현장에 진열된 안내판에는 단팥빵 가격이 2,000원으로 표시돼 있으며, 이성당 공식 온라인몰의 현재 판매가격 역시 2,000원이다. 공식 제품 정보에 따르면 단팥빵은 쌀가루를 사용한 빵에 통팥앙금을 넣어 만드는 것이 특징이다. 야채빵은 현재 공식 판매가 기준 2,500원이다.
매장 내부에는 단팥빵뿐 아니라 각종 조리빵과 페이스트리, 도넛류 등 다양한 제품이 진열돼 있다. 오래된 빵집이라는 역사성에 머무르기보다 새로운 제품을 꾸준히 선보이며 일반 제과점과 카페의 기능을 함께 이어가고 있는 모습이다.
이성당 측도 단팥빵과 야채빵을 대표 인기 제품으로 소개하면서 쌀빵과 밀빵을 함께 생산하고 다양한 종류의 제품을 개발하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백년가게’가 보여주는 지역 상권의 힘
매장 외벽에 설치된 ‘백년가게’ 현판도 눈길을 끈다.
[군산 이성당 본점 외관과 매장 내부. 외벽에는 중소벤처기업부·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의 ‘백년가게’ 현판이 설치돼 있으며, 매장에는 단팥빵을 비롯한 다양한 빵이 진열돼 있다.]
중소벤처기업부가 운영하는 백년가게 제도는 30년 이상 사업을 이어온 소상공인 가운데 경영역량과 제품·서비스의 차별성, 지역사회 기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지정하는 제도다. 중기부는 장기간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해 온 이들 점포를 지역의 역사와 문화를 간직한 자산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성당의 의미 역시 단순히 ‘오래된 빵집’이라는 수식어에 그치지 않는다.
1945년부터 2026년까지 80년이 넘는 세월 동안 한 지역에서 제과업의 명맥을 이어왔다는 점에서 군산 근현대 생활사의 한 장면과도 맞닿아 있다.
빵을 사는 곳에서 ‘군산을 기억하는 곳’으로
군산은 근대문화유산과 원도심의 흔적이 곳곳에 남아 있는 도시다. 그런 도시 한복판에서 오랜 세월 같은 업종을 이어온 이성당은 이제 지역 주민만 이용하는 빵집을 넘어 여행객들이 군산을 찾을 때 들르는 관광 동선의 하나로 자리 잡았다. 군산시 역시 이성당을 ‘군산 여행의 필수 코스’로 소개하고 있다.
오래된 가게가 살아남는 이유는 역사만으로 설명되지 않는다. 세월이 흘러도 다시 찾게 만드는 맛과 기억, 그리고 세대에서 세대로 이어지는 경험이 함께 쌓여야 한다.
군산 중앙로의 오래된 빵집 이성당.
누군가에게는 여행길에 들러 단팥빵 한 봉지를 사는 곳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어린 시절 부모와 찾았던 기억이 남아 있는 공간이다.
빵 하나가 도시의 역사가 되고, 오래된 가게 하나가 지역의 명소가 되는 이유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