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대 아래에서 좋아하는 스타를 응원하던 팬이 훗날 연예인이 돼 같은 방송과 무대에서 만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다. 신지와 박경림처럼 팬클럽 운영을 맡았던 인물부터 아이유·윤아·김희철처럼 데뷔 후에도 오랜 팬심을 공개한 스타까지 형태도 다양하다. 이들의 사연은 팬과 스타의 관계가 일방적인 동경에 그치지 않고 새로운 인연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을 받아왔다.
코요태 신지는 가수 김원준의 팬클럽 인천지부 회장으로 활동했던 대표적인 사례다. 신지는 여러 방송에서 자신의 본명인 이지선으로 팬클럽 활동을 했다고 밝혔다. 김원준의 노래와 무대뿐 아니라 작은 습관까지 기억할 정도로 적극적인 팬이었다는 일화도 공개했다.
가수로 데뷔한 뒤에는 팬이 아닌 동료 연예인의 자격으로 김원준과 방송에 출연했다. JTBC "히든싱어6" 김원준 편에서는 "김원준 팬클럽 회장 출신"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며 원조 팬다운 자신감을 드러냈다. 학창 시절의 팬 활동이 데뷔 이후에도 두 사람을 연결한 셈이다.
방송인 박경림과 박수홍의 인연은 팬과 스타가 오랫동안 동료 관계를 이어온 사례로 꼽힌다. 박경림은 청소년 시절 박수홍의 팬클럽 회장을 맡았고, 공개 방송과 행사에 참여하며 응원했다. 이후 방송계에 진출한 뒤 박수홍과 여러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면서 실제 동료가 됐다.
두 사람은 2000년대 초 라디오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했고 방송과 행사에서도 인연을 이어갔다. 박경림은 방송에서 박수홍을 자신의 첫 스타로 언급해 왔으며, 박수홍이 어려움을 겪을 때 공개적으로 응원의 뜻을 전하기도 했다. 박수홍 역시 박경림의 방송 활동과 성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선배로 알려졌다.
아이유는 그룹 god를 오랫동안 좋아해 온 "팬지오디"로 유명하다. 어린 시절부터 god의 음악을 들으며 성장한 그는 데뷔 후에도 콘서트장을 찾고 방송에서 팬심을 숨기지 않았다. god 멤버들 역시 아이유가 단순한 연예계 동료가 아니라 오래전부터 자신들을 응원해 온 팬이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언급했다.
소녀시대 윤아는 어린 시절 H.O.T.와 멤버 토니안을 좋아했다고 밝혔다. 1세대 아이돌의 무대를 보며 성장한 윤아는 이후 소녀시대로 데뷔해 K팝을 대표하는 가수가 됐다. H.O.T. 재결합 콘서트를 관람한 경험을 방송에서 전하며 시간이 지나도 이어진 팬심을 공개했다.
슈퍼주니어 김희철은 가수 김정민을 자신의 우상으로 꼽아왔다. 김정민 특유의 창법과 음악을 좋아한다고 여러 방송에서 밝혔으며, SBS "미운 우리 새끼"에서는 김정민의 집을 방문해 준비한 선물을 건네고 노래를 함께 부르는 모습도 공개했다. 평소 여러 선배 가수의 음악과 대중문화를 깊이 기억하는 김희철의 성향이 드러난 장면이었다.
다만 이들을 하나의 공식 순위로 나열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 신지와 박경림은 팬클럽 회장 또는 지역 책임자로 활동한 사실이 방송을 통해 확인됐지만, 아이유·윤아·김희철은 좋아했던 가수와 팬 활동의 방식이 서로 다르다. 조사기관이나 집계 기준이 존재하지 않는 만큼 "팬클럽 출신 연예인 순위"가 아니라 당사자의 공개 발언과 방송에서 확인된 사례로 구분해야 한다.
과거의 팬 활동은 데뷔 이후 이들의 정체성을 설명하는 하나의 이력으로 남았다. 스타를 좋아하며 쌓은 기억이 음악과 방송 활동으로 이어졌고, 동경하던 인물과 동료로 다시 만나는 과정도 대중에게 공개됐다. 온라인에서 유사한 명단이 확산될 경우에는 팬클럽 가입, 운영진 활동, 단순한 팬 고백을 구별해 소개하는 확인 절차가 필요하다.
박지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