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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상수필)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 그것이 진정한 인연이다

이명기 논설위원(대기자) | 입력 26-11-03 11:13



우리는 각자의 상처를 안고 살아간다


이명기 대기자·논설위원 | 감성수필

우리는 누구나 가슴 한편에 말하지 못한 상처 하나쯤 품고 살아간다.

누군가는 사랑에 아팠고, 누군가는 믿음에 배신당했으며, 또 누군가는 외로움 속에서 홀로 긴 시간을 견뎌 왔다.

겉으로는 웃고 있지만 그 미소 뒤에 얼마나 많은 눈물이 숨어 있는지 우리는 알지 못한다.

그래서 사람과 사람이 만난다는 것은 단순히 서로의 좋은 모습만 바라보는 일이 아니다.

서로가 살아온 시간을 존중하고, 마음속에 남은 상처까지 이해하려 노력하는 일이다.

우리는 서로 다른 인생을 살아왔다.

사랑하는 방식도 다르고, 아픔을 견디는 방법도 다르다. 누군가는 상처받으면 침묵하고, 누군가는 외로울수록 더 많은 말을 한다.

그 다름이 때로는 오해가 되고, 작은 서운함이 깊은 상처로 남기도 한다.

하지만 이제는 조금 알 것 같다.

사랑은 나와 같은 사람을 찾는 것이 아니라, 나와 다른 사람을 이해해 가는 과정이라는 것을.

인생의 절반을 지나오니 완벽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생각보다 마음이 편안한 사람을 만나고 싶다는 바람이 더 커진다.

서로의 지난날을 캐묻기보다 오늘의 마음을 살펴 주는 사람.

잘못을 따지기보다 먼저 손을 내밀 줄 아는 사람.

말하지 않아도 외로움을 알아주고, 힘겨운 날에는 조용히 곁을 지켜 주는 사람.

나 역시 누군가에게 그런 사람이 되고 싶다.


사람은 누구나 부족하고, 때로는 서툴며, 자신도 모르게 상대에게 상처를 주기도 한다.

중요한 것은 상처가 없다는 사실이 아니라, 서로에게 상처를 남기지 않으려는 마음이다.

살아온 세월을 되돌릴 수는 없지만 앞으로 함께할 시간은 우리의 선택으로 달라질 수 있다.

조금 더 이해하고, 조금 더 배려하고, 때로는 자존심을 내려놓을 수 있다면 서로의 상처도 서서히 아물지 않을까.

이제 남은 인생에서는 누군가를 바꾸려 애쓰기보다 있는 그대로 바라볼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싶다.

서로의 아픔을 경쟁하지 않고, 과거를 탓하지 않으며, 오늘의 인연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사람과 함께하고 싶다.

인연은 타이밍이라고 하지만, 그 인연을 지켜 내는 것은 결국 서로를 이해하려는 마음이다.

우리는 각자의 상처를 안고 만난다.

그러나 그 상처가 서로를 멀어지게 하는 이유가 아니라, 오히려 더 깊이 이해하고 따뜻하게 안아 주는 이유가 되었으면 좋겠다.

언젠가 누군가에게 이런 말을 건넬 수 있기를 바란다.

"당신이 지나온 아픔을 모두 알 수는 없지만, 앞으로의 시간만큼은 당신이 혼자가 아니라는 것을 느끼게 해 주고 싶습니다."

사랑이란 어쩌면 그런 것인지도 모른다.

상처 없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상처를 함부로 건드리지 않는 사람을 만나는 것.

그리고 서로의 부족함마저 이해하며 같은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가는 것.

결국 좋은 인연이란 나를 웃게 하는 사람을 넘어, 내가 아플 때에도 곁에 머물러 주는 사람이다.



한국미디어일보 | 시와 수필, 마음을 걷다

이명기 대기자·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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