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오사카를 여행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즐거움 가운데 하나는 현지 음식이다. 도톤보리의 화려한 음식점 거리부터 난바와 우메다의 골목 식당, 전통시장과 작은 이자카야까지 다양한 일본 요리를 만날 수 있다. 그러나 일본어 메뉴판에 익숙하지 않은 여행객은 음식 이름만 보고 재료와 조리 방식을 구분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특히 일본 음식점에서는 소고기와 돼지고기, 닭고기처럼 기본적인 식재료부터 튀김과 구이, 전골, 덮밥 등 조리 방식을 나타내는 단어가 반복적으로 등장한다. 이러한 표현을 미리 알아두면 메뉴를 선택하는 데 도움이 된다.
오사카는 일본 간사이 지방을 대표하는 관광도시이자 음식 문화가 발달한 지역이다.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 구시카쓰 등 지역을 대표하는 음식뿐 아니라 라멘과 돈카쓰, 초밥, 야키토리 등 일본 전역에서 즐기는 요리도 쉽게 접할 수 있다.
일본 음식 메뉴에서 가장 기본적인 단어는 소고기를 뜻하는 “규(牛·ぎゅう)“다.
규는 규동과 규카쓰, 규탄 등 다양한 음식 이름에 사용된다. 규동은 얇게 썬 소고기와 양파 등을 조리해 밥 위에 올린 덮밥이며, 규카쓰는 소고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요리다.
닭고기는 “니와토리(鶏·にわとり)” 또는 “토리(鶏·とり)“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음식점 메뉴에서는 토리라는 단어가 더 자주 등장한다.
대표적인 음식은 야키토리다. 닭고기를 꼬치에 끼워 구운 요리로, 소금이나 간장 양념을 사용한다. 닭다리살과 가슴살뿐 아니라 껍질, 간, 염통 등 부위별 메뉴도 판매한다.
돼지고기는 “부타(豚·ぶた)” 또는 음독인 “톤(とん)“으로 표현한다.
돈카쓰의 돈은 돼지를 뜻하는 한자에서 유래했다. 돼지고기에 빵가루를 입혀 튀기는 돈카쓰는 일본의 대표적인 대중 음식이다.
돼지고기를 사용하는 라멘 가운데는 “돈코츠(豚骨·とんこつ)“라는 이름도 자주 등장한다. 돈코츠는 돼지뼈를 뜻하며, 돼지뼈를 오랜 시간 끓여 만든 육수를 사용하는 라멘을 돈코츠라멘이라고 부른다.
진하고 뽀얀 국물이 특징인 돈코츠라멘은 후쿠오카를 비롯한 규슈 지역에서 발달했지만 오사카에서도 다양한 전문점을 찾을 수 있다.
내장 요리를 뜻하는 “모쓰(もつ)“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모쓰는 소나 돼지의 내장을 가리키는 표현으로, 모쓰나베와 모쓰니코미 등 여러 음식에 사용된다. 모쓰나베는 내장과 채소 등을 함께 끓이는 전골 요리다.
다만 내장 요리는 사용하는 부위와 조리 방식이 음식점마다 다를 수 있으므로 재료에 민감한 여행객은 주문 전에 확인하는 것이 좋다.
해산물 메뉴에서는 새우를 뜻하는 “에비(海老·えび)“가 자주 등장한다.
에비후라이는 새우에 튀김옷을 입혀 튀긴 음식이며, 에비텐은 일본식 튀김인 덴푸라 방식으로 만든 새우튀김을 가리킨다.
장어는 “우나기(鰻·うなぎ)“다.
우나기동은 양념을 발라 구운 장어를 밥 위에 올린 음식이다. 장어를 굽는 방식과 소스는 음식점과 지역에 따라 차이가 있다.
일본 음식 가운데 가격이 비교적 높은 편에 속하는 장어 요리는 메뉴에 표시된 중량이나 제공 방식에 따라 가격이 달라질 수 있다.
성게는 “우니(雲丹·うに)“라고 부른다.
우니는 초밥이나 해산물 덮밥 등에 사용되는 식재료다. 부드러운 질감과 특유의 풍미가 있으며, 원산지와 품질, 계절에 따라 가격 차이가 크다.
초밥 전문점에서는 우니가 별도 가격으로 표시되는 경우도 있어 주문 전에 가격을 확인하는 것이 좋다.
일본식 커틀릿을 뜻하는 “카쓰(カツ)“는 튀김 요리를 고를 때 알아두면 편리하다.
돈카쓰는 돼지고기 커틀릿, 규카쓰는 소고기 커틀릿, 치킨카쓰는 닭고기 커틀릿을 의미한다.
카쓰라는 단어가 포함됐다고 해서 반드시 돼지고기가 사용되는 것은 아니므로 앞에 붙은 식재료 이름을 함께 확인해야 한다.
일본식 닭튀김인 “가라아게(唐揚げ·からあげ)“도 널리 알려진 메뉴다.
가라아게는 재료에 밑간을 한 뒤 밀가루나 전분 등을 묻혀 튀기는 조리 방식이다. 닭고기로 만드는 경우가 많지만 생선과 다른 식재료에도 적용할 수 있다.
일반적인 닭고기 가라아게는 간장과 생강, 마늘 등으로 양념한 뒤 튀겨내며, 이자카야나 정식 전문점에서 쉽게 만날 수 있다.
구이를 뜻하는 “야키(焼き·やき)” 역시 일본 음식 이름에서 자주 사용된다.
야키토리는 닭꼬치구이, 야키니쿠는 고기구이, 야키소바는 볶음면을 뜻한다.
오사카를 대표하는 다코야키도 이 표현이 포함된 음식이다. 다코는 문어를 의미하며, 다코야키는 밀가루 반죽에 문어 등을 넣어 둥글게 구운 요리다.
오코노미야키 역시 오사카를 대표하는 음식으로, 밀가루 반죽과 양배추, 고기나 해산물 등을 사용해 철판에 구워 만든다.
전골이나 냄비 요리를 뜻하는 “나베(鍋·なべ)“도 일본 음식점에서 자주 볼 수 있다.
나베는 본래 냄비를 뜻하지만 음식 이름에서는 냄비에 여러 재료를 넣어 끓이는 요리를 가리키는 경우가 많다.
모쓰나베는 내장전골, 요세나베는 다양한 재료를 함께 끓이는 전골이다. 스키야키와 샤부샤부도 일본의 대표적인 냄비 요리로 알려져 있다.
밥 위에 재료를 올린 덮밥은 “돈(丼·どん)” 또는 “돈부리(丼ぶり·どんぶり)“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규동은 소고기덮밥, 가쓰동은 돈카쓰 등을 올린 덮밥, 오야코동은 닭고기와 달걀을 함께 조리해 올린 덮밥이다.
덮밥은 한 그릇에 밥과 반찬이 함께 담겨 나오는 형태여서 간단한 식사를 원하는 여행객들이 많이 선택한다.
김으로 밥과 재료를 말아 만든 음식에는 “마키(巻き·まき)“라는 표현이 사용된다.
마키즈시는 일본식 김초밥을 뜻하며, 재료와 크기에 따라 호소마키와 후토마키 등으로 구분된다.
초밥 전문점에서는 생선이나 해산물을 밥 위에 올리는 니기리즈시와 김으로 재료를 감싸는 마키즈시를 구분해 판매한다.
양념을 나타내는 단어도 알아두면 유용하다.
“쇼유(醤油·しょうゆ)“는 일본식 간장을 뜻한다. 쇼유라멘은 간장으로 맛을 낸 국물을 사용하는 라멘이다.
“미소(味噌·みそ)“는 일본식 된장을 의미한다. 미소시루는 된장국이며, 미소라멘은 된장을 주요 양념으로 사용하는 라멘이다.
일본의 미소는 지역과 제조 방식에 따라 색과 맛이 다르다. 일부는 단맛이 강하고 일부는 짠맛과 발효 향이 두드러진다.
일본 음식점 메뉴판에서 이러한 단어를 익혀두면 음식 이름만으로도 주요 재료와 조리 방식을 어느 정도 파악할 수 있다.
다만 식재료 이름만으로 음식의 전체 구성을 정확히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육수와 소스에 다른 육류나 해산물이 사용될 수 있고, 같은 이름의 음식이라도 음식점마다 조리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특정 식품에 알레르기가 있거나 종교적·건강상 이유로 식재료를 제한해야 하는 여행객은 메뉴 이름만 보고 판단하지 말고 음식점 직원에게 재료를 확인해야 한다.
오사카의 음식 문화는 지역 대표 요리와 일본 전역의 다양한 음식이 함께 발달해 있다는 점이 특징이다. 도톤보리에서는 다코야키와 오코노미야키를, 난바와 우메다에서는 라멘과 돈카쓰, 야키토리 등 여러 종류의 음식을 접할 수 있다.
음식 이름에 담긴 뜻을 이해하면 메뉴판을 읽는 데 필요한 시간이 줄어들고, 평소 접하지 못했던 음식도 재료와 조리법을 살펴본 뒤 선택할 수 있다.
일본 여행에서 음식 주문은 단순히 메뉴를 고르는 과정에 그치지 않는다. 같은 식재료라도 지역과 조리 방식에 따라 전혀 다른 요리로 제공되는 만큼, 음식 이름과 실제 재료를 함께 확인하는 것이 현지 식문화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된다.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