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남자 피겨의 간판 차준환(25·서울시청)이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첫 메달을 향한 여정을 순조롭게 시작했다. 수려한 외모로 현지 언론의 찬사를 한 몸에 받은 차준환은 쇼트프로그램에서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이며 시상대 진입을 위한 발판을 마련했다.
차준환은 10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피겨스케이팅 남자 싱글 쇼트프로그램에서 기술점수(TES) 50.08점, 예술점수(PCS) 42.64점을 합쳐 총점 92.72점을 획득했다. 이는 올 시즌 자신의 최고 점수로, 전체 출전 선수 29명 중 6위에 해당하는 성적이다. 이로써 차준환은 24위까지 주어지는 프리스케이팅 진출권을 가볍게 확보했다.
어린 시절 아역 배우로 활동했을 만큼 조각 같은 외모를 자랑하는 차준환은 이번 대회 개막 전부터 전 세계의 주목을 받았다. 보그 홍콩이 선정한 '가장 잘생긴 선수' 1위에 올랐으며, 일본 매체들 역시 "아이돌이라 해도 위화감이 없는 외모"라며 찬사를 보냈다. 하지만 차준환은 외모보다 실력으로 존재감을 증명했다. 앞서 열린 단체전(팀 이벤트)에서의 아쉬운 실수를 털어내고, 개인전 첫 무대에서 단 한 점의 감점 없는 '클린 연기'를 펼치며 베테랑다운 면모를 보였다.
경기 직후 차준환은 "시즌 베스트 기록을 세웠지만 점수는 예상보다 조금 낮아 아쉬운 마음이 있다"면서도 "단 한 점의 후회도 없을 만큼 모든 것을 다 던지고 나왔다"고 소감을 밝혔다. 실제로 차준환은 4회전 점프 등 고난도 기술을 깔끔하게 소화하며 관객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차준환의 올림픽 도전은 이번이 세 번째다. 2018 평창에서 15위로 가능성을 보였고, 2022 베이징에서는 5위에 오르며 한국 남자 피겨의 새 역사를 썼다. 이제 그의 시선은 시상대를 향하고 있다. 일리야 말리닌(미국)과 가기야마 유마(일본) 등 세계적인 강자들이 포진해 있어 경쟁이 치열하지만, 6위라는 위치는 프리스케이팅 결과에 따라 충분히 메달권을 노려볼 수 있는 사정권이다.
현장 분위기는 벌써 달아오르고 있다. 차준환의 연기를 보기 위해 밀라노를 찾은 국내외 팬들은 태극기를 흔들며 뜨거운 응원을 보냈다. 외모와 실력을 겸비한 '빙판 위의 왕자'가 한국 피겨 사상 최초의 올림픽 남자 싱글 메달이라는 대업을 달성할 수 있을지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운명의 프리스케이팅 경기는 한국 시간으로 오는 14일 새벽 3시에 열린다. 차준환이 밀라노의 은반 위에서 어떤 '역전 드라마'를 써 내려갈지 기대가 모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