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대학병원 10곳이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처음 발표한 "2026년 세계 최고 친환경 병원"에 이름을 올렸다. 이 가운데 고려대구로병원과 삼성서울병원, 서울아산병원, 세브란스병원은 가장 높은 "나뭇잎 5개" 등급을 받았다.
뉴스위크는 글로벌 조사기관 스타티스타와 함께 전 세계 36개국 병원 250곳을 선정해 지난 6일 현지시간으로 발표했다. 약 6000개 병원을 대상으로 탄소 배출과 에너지 사용, 물·폐기물 관리 등 환경 지속가능성과 기후를 고려한 의료체계 운영 수준을 평가했다.
평가 결과는 병원별 순위를 매기는 대신 나뭇잎 3개부터 5개까지 등급으로 공개됐다. 최고등급인 나뭇잎 5개를 받은 병원은 전체 250곳 가운데 34곳이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는 12곳이 최고등급에 포함됐으며, 이 중 4곳이 한국 병원이다. 뉴스위크 평가 관련 보도
나뭇잎 4개 등급에는 한림대성심병원과 고려대안암병원, 서울성모병원이 선정됐다. 전남대병원과 한림대강남성심병원, 고려대안산병원은 나뭇잎 3개를 받았다. 국내 선정 병원 10곳 가운데 수도권 밖에 있는 병원은 전남대병원이 유일하다.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 항목은 지속가능성 성과 데이터다. 에너지 사용과 온실가스 배출, 물과 폐기물 관리 실적이 전체 점수의 40%를 차지했다. 의료계 전문가 추천은 30%, 친환경 인증과 공인은 14%가 반영됐다.
환경 분야 수상 및 성과에는 10%가 배정됐다. 병원이 공개한 환경 목표와 서약은 4%, 관련 정보의 공개 수준은 2%를 차지했다. 병원 명칭이나 친환경 사업계획만을 평가한 것이 아니라 실제 자원 사용과 배출량, 외부 인증 자료를 함께 살핀 구조다.
삼성서울병원과 서울아산병원은 별도로 발표된 "지속가능 인프라 우수병원"에도 선정됐다. 이 부문에 이름을 올린 병원은 전 세계에서 24곳이다. 전문가 추천과 지속가능성 성과지표에서 모두 전체 평가 대상 병원의 상위 1%에 들어야 받을 수 있다.
삼성서울병원은 2021년 ESG위원회를 발족했으며 2023년부터 매년 ESG 보고서를 내고 있다. 장례식장 다회용기 도입과 의료폐기물·폐수 감축, 종이 사용을 줄이는 페이퍼리스 업무 확대도 추진했다. 마취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를 줄이기 위한 관리에도 착수했다.
박승우 삼성서울병원장은 이번 평가에 대해 "의료 우수성뿐 아니라 환경과 사회, 투명한 거버넌스를 아우르는 지속가능경영 노력이 국제적으로 인정받은 결과"라고 말했다.
서울아산병원은 국내 종합병원 가운데 처음으로 ESG위원회를 출범시켰다. 의료폐기물 분리배출을 강화하고 에너지 절감과 설비 효율 개선을 진행해 왔다. 취약계층 아동 건강관리, 해외 의료봉사와 의료기술 전수 등 사회공헌 사업도 평가 내용에 포함됐다.
대형병원은 24시간 가동되는 의료장비와 냉난방·환기시설, 세척·멸균 과정 때문에 에너지와 물 사용량이 많다. 감염을 막기 위해 상당량의 일회용품을 사용하고 의료폐기물을 별도로 처리해야 한다는 제약도 있다. 진료 안전을 유지하면서 폐기물과 온실가스를 얼마나 줄였는지가 친환경 병원 평가의 핵심이다.
이번 명단은 친환경 실적을 종합한 등급 평가로, 병원의 진료 수준이나 환자 치료 성과를 직접 비교한 순위는 아니다. 국내 병원 10곳의 첫 명단 진입과 4곳의 최고등급 획득 이후에는 개별 병원이 공개한 감축 목표가 실제 에너지 사용량과 의료폐기물 감소로 이어지는지를 지속적으로 입증하는 과제가 남는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