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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연료보다 흥행 수익을 택했다…영화 한 편으로 수천억원 번 할리우드 스타들

이지원 기자 | 입력 26-09-10 22:44



영화 한 편으로 배우가 벌어들이는 돈은 어디까지 올라갈 수 있을까. 할리우드에서는 수천만달러의 출연료보다 영화가 성공할수록 더 많은 돈을 받는 "백엔드 계약"을 선택해 천문학적인 수익을 거둔 배우들이 있다.

백엔드 계약은 배우가 정해진 출연료만 받는 대신 영화의 매출이나 수익 일부를 배분받는 방식이다. 흥행에 실패하면 기대했던 수입을 얻지 못하지만 작품이 세계적인 흥행에 성공하면 출연료를 훨씬 뛰어넘는 금액을 가져갈 수 있다.

대표적인 배우가 키아누 리브스다. "매트릭스" 시리즈에서 네오를 연기한 리브스는 고정 출연료와 흥행에 따른 수익 배분을 결합한 계약을 체결했다. 포브스는 과거 리브스가 "매트릭스" 시리즈 세 편을 통해 모두 2억5000만달러가량을 벌어들였다고 전했다. 단순 계산하면 작품당 평균 8300만달러를 넘는 금액이다.

다만 온라인에서 널리 알려진 "매트릭스 리로디드 한 편으로 1억5600만달러를 벌었다"는 수치는 주의해서 볼 필요가 있다. 당시 보도에 따르면 두 편의 속편 계약은 3000만달러에 흥행 수익 일부를 받는 구조였고, 정확한 작품별 최종 수입은 공개되지 않았다. 리브스가 자신의 수익 배분 권리 일부를 특수효과와 의상 제작진에게 넘겼다는 보도도 있다.

브루스 윌리스의 "식스 센스" 역시 할리우드의 대표적인 흥행 수익 배분 사례다. 윌리스는 1999년 개봉한 이 영화에서 약 2000만달러의 출연료에 흥행 수익 일부를 받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영화가 세계적으로 흥행하면서 그의 최종 수입을 1억달러 안팎에서 1억2000만달러 수준으로 추산하는 자료들이 나왔다. 당시 최고 수준의 배우 계약으로 꼽힌 이유다.

톰 크루즈는 백엔드 계약을 가장 적극적으로 활용한 배우 가운데 한 명이다. 2022년 "탑건: 매버릭"에서는 기본 출연료에 영화 흥행 수익을 연동한 계약을 맺었다. 영화가 전 세계에서 약 15억달러에 육박하는 흥행을 기록하면서 크루즈의 수입도 1억달러를 넘어선 것으로 추산됐다.

크루즈에게 이런 계약은 처음이 아니다. "미션 임파서블 2"와 "우주전쟁"에서도 각각 1억달러 안팎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배우이면서 제작자로 참여하고 흥행 성과를 수익으로 연결하는 계약 구조가 거액의 수입을 가능하게 했다.

윌 스미스도 "맨 인 블랙 3"로 1억달러 수준의 수입을 올린 것으로 알려졌다. 2000만달러가량의 기본 출연료에 흥행 실적에 따른 추가 수익을 받는 계약을 체결했고 영화가 세계적으로 6억달러 이상을 벌어들이면서 추가 보상이 크게 늘었다.

톰 행크스의 "포레스트 검프"는 출연료 대신 흥행에 베팅한 사례로 유명하다. 제작 과정에서 비용 문제가 발생하자 행크스는 당초 받을 예정이던 고정 출연료 일부를 포기하고 영화 수익과 연동된 계약을 선택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다. 1994년 개봉한 "포레스트 검프"는 세계적으로 약 6억78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행크스의 최종 수입은 약 7000만달러로 추산됐다. 영화가 흥행하지 않았다면 손해를 볼 수 있었지만 흥행 성공으로 당초 예정됐던 출연료를 크게 넘어섰다.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는 마블 시네마틱 유니버스에서 백엔드 계약의 위력을 보여줬다. 첫 "아이언맨" 출연 당시 그의 출연료는 약 50만달러 수준으로 알려졌지만 영화의 성공 이후 계약 조건은 크게 달라졌다.

"어벤져스: 엔드게임"에서는 기본 출연료와 흥행에 따른 보너스를 합쳐 약 7500만달러를 받은 것으로 보도됐다. "아이언맨 3" 역시 약 7500만달러 수준의 수입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아이언맨이라는 캐릭터의 성공이 배우 개인의 계약 조건까지 바꿔놓은 사례다.


해리슨 포드도 2008년 "인디아나 존스: 크리스탈 해골의 왕국"에서 거액을 벌었다. 제작 과정에서 조지 루커스와 스티븐 스필버그, 포드는 높은 선불 보수를 받는 대신 영화 흥행과 연동된 수익 구조를 선택했다. 영화는 세계적으로 약 7억9000만달러를 벌어들였고 포드의 수입은 약 6500만달러로 추산됐다.

잭 니컬슨의 1989년 "배트맨" 계약도 할리우드에서 오랫동안 회자됐다. 니컬슨은 조커를 연기하면서 약 600만달러의 선불 출연료와 함께 영화 흥행 수익 일부를 받는 조건을 확보했다. 당시 미국 언론은 니컬슨이 영화와 관련 사업을 통해 5000만∼6000만달러 수준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산했다.

이 같은 금액을 단순한 "출연료 순위"로 보는 것은 정확하지 않다. 기본 출연료뿐 아니라 제작자 보수와 극장 흥행 수익, 홈비디오·TV·스트리밍 등 2차 시장 수익, 성과급이 포함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계약서가 공개되지 않은 사례도 많아 매체마다 추정 금액에 차이가 난다.

특히 "총수익의 몇 퍼센트"와 "순이익의 몇 퍼센트"는 전혀 다른 계약이다. 제작비와 마케팅 비용 등을 제외하기 전에 배분받는 계약이라면 배우에게 훨씬 유리하다. 영화가 엄청난 흥행을 기록하고도 회계상 순이익이 적게 계산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이다.

결국 할리우드 최고 스타들이 영화 한 편으로 벌어들인 거액의 배경에는 높은 출연료만 있었던 것이 아니다. 작품의 성공 가능성에 자신의 보수를 걸고 흥행 수익을 나눠 갖는 계약이 있었다. "탑건: 매버릭", "포레스트 검프", "어벤져스: 엔드게임"처럼 예상 이상의 흥행이 터진 순간 배우의 출연 계약도 수천만달러에서 1억달러를 넘나드는 수익으로 바뀌었다.

이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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