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0년대 대중문화를 이끌었던 여성 스타들이 세대를 넘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브라운관과 스크린, 가요 무대에서 각자의 전성기를 만들었던 이들은 작품 활동을 이어가거나 무대 밖에서 새로운 삶을 선택하며 여전히 대중의 기억 속에 자리하고 있다.
배우 고 최진실은 1990년대를 대표하는 대중문화 아이콘이다. 드라마 "질투", "별은 내 가슴에", "장밋빛 인생"과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편지" 등에 출연하며 폭넓은 사랑을 받았다. 2008년 세상을 떠난 뒤에도 출연 작품과 생전 모습이 재조명되며 그의 이름은 한국 대중문화사의 한 장면으로 남아 있다.
심은하는 드라마 "마지막 승부", "청춘의 덫"과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미술관 옆 동물원"을 통해 1990년대 대표 배우로 올라섰다. 절제된 표현과 선명한 이미지로 짧은 활동 기간에도 강한 인상을 남겼다. 2001년 연예계를 떠난 뒤 공식적인 작품 활동을 하지 않고 있으며, 복귀설이 제기될 때마다 관심이 집중됐다.
김희선은 1990년대 중반부터 드라마와 광고계를 휩쓸었다. "프로포즈", "웨딩드레스", "세상 끝까지", "토마토" 등이 잇따라 인기를 얻으면서 당대의 패션과 미용 유행까지 이끌었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작품 활동을 이어가며 예능 프로그램에서도 대중과 만나고 있다.
김혜수는 아역 배우로 데뷔한 뒤 1990년대부터 영화와 드라마를 오가며 활동 영역을 넓혔다. "짝", "국희"를 비롯해 영화 "타짜", "도둑들", 드라마 "시그널", "소년심판", "슈룹" 등 시대별 대표작을 쌓았다. 특정 이미지에 머물지 않고 장르와 역할을 바꾸며 배우로서 긴 생명력을 이어가고 있다.
고소영은 드라마 "내일은 사랑", 영화 "비트"와 "연풍연가" 등을 통해 도시적이고 세련된 이미지로 주목받았다. 연기 활동과 함께 광고와 패션 분야에서 영향력을 발휘했으며, 결혼과 출산 이후에는 작품 출연보다 광고와 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근황을 전하고 있다.
전도연은 드라마 "별은 내 가슴에", 영화 "접속"과 "약속"으로 대중적 인지도를 높인 뒤 작품 중심의 행보를 이어갔다. 2007년 영화 "밀양"으로 칸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받으며 한국 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이후에도 영화와 온라인동영상서비스 작품을 오가며 연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이영애는 광고 모델로 얼굴을 알린 뒤 드라마 "의가형제", "불꽃", 영화 "공동경비구역 JSA" 등에 출연했다. 2003년 방영된 "대장금"은 국내를 넘어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으며 한류 확산을 이끈 작품으로 기록됐다. 결혼과 출산 이후 연기 활동에 복귀했으며 기부와 사회공헌 활동도 이어왔다.
엄정화는 가수와 배우 두 분야에서 모두 정상에 오른 대표적인 멀티 엔터테이너다. "배반의 장미", "포이즌", "초대", "페스티벌" 등으로 1990년대 가요계를 이끌었고 영화와 드라마에서도 주연 배우로 자리 잡았다. 갑상선암 수술 이후 목소리 회복 과정을 거친 뒤 다시 무대에 올라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김완선은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초반까지 가요계를 대표한 여성 솔로 가수다. 강렬한 춤과 무대 연출, 독창적인 스타일을 앞세워 여성 댄스 가수의 영역을 넓혔다. 최근에도 콘서트와 방송, 예능 무대에 출연하며 후배 가수들과 함께 세대를 잇는 활동을 펼치고 있다.
이정현은 1990년대 후반 "와", "바꿔" 등을 연이어 히트시키며 테크노 열풍을 이끌었다. 무대 위에서는 부채와 비녀, 새끼손가락 마이크 등 독특한 장치를 활용했고 배우로서는 영화와 드라마에서 전혀 다른 얼굴을 보여줬다. 결혼과 출산 이후에도 연기와 방송 활동을 이어가며 일과 가정을 병행하고 있다.
이들 10명은 같은 시대에 활동했지만 걸어온 길은 서로 다르다. 고 최진실처럼 작품으로 기억되는 인물이 있는가 하면 심은하처럼 은퇴 이후에도 복귀 여부가 관심을 받는 스타가 있다. 김혜수와 전도연은 연기로 경력을 확장했고 엄정화와 김완선은 다시 무대에 올라 전성기 음악을 현재의 관객에게 들려주고 있다.
다만 이 명단의 순위는 공인된 여론조사나 조사기관의 표본조사 결과가 아니라 온라인에서 언급되는 인지도와 활동 자료를 토대로 정리한 콘텐츠다. 선정 기준과 조사 방식이 공개되지 않은 만큼 객관적인 인기 순위로 단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이들의 작품과 노래가 지금까지 반복해 소환된다는 사실은 1990년대 대중문화가 현재의 영화와 드라마, 가요계에 남긴 흔적을 보여준다.
이수정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