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청과 카카오는 6일 서울 서대문구 경찰청 통합대응단 회의실에서 피싱 범죄 피해 예방 및 근절을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 양측은 보이스피싱과 투자 리딩방 등 온라인 플랫폼을 통해 확산하는 피싱 범죄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민관 합동 대응체계를 가동하기로 합의했다. 협약식에는 오창배 경찰청 전기통신금융사기 통합대응단장과 조석영 카카오 부사장이 참석해 구체적인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협약의 핵심은 실시간 데이터 공유를 통한 선제적 조치다. 경찰청이 신고와 제보를 통해 파악한 범행 이용 전화번호 목록을 카카오 측에 전달하면, 카카오는 해당 번호와 연동된 카카오톡 계정을 즉시 정지하거나 이용을 제한한다. 통신망을 통한 접근이 차단되더라도 플랫폼 서비스로 우회해 범죄를 이어가는 기존의 사각지대를 없애겠다는 취지다.
경찰청은 수사 과정에서 축적된 최신 피싱 범죄 수법과 관련 데이터를 카카오에 정기적으로 제공한다. 카카오는 이 정보를 서비스 운영 정책과 이용자 보호 절차에 반영한다. 범행 의심 계정에 대한 신고가 접수될 경우, 경찰청으로부터 넘겨받은 데이터베이스와 대조해 이용자 보호 조치를 적용하는 속도를 높인다는 계획이다.
현장에서 오창배 단장은 "플랫폼을 매개로 한 신종 스캠 범죄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이번 협력은 국민을 지키는 실질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석영 부사장 역시 "경찰청과의 협력으로 고도화된 대응체계를 구축해 플랫폼 이용 환경을 안전하게 관리하겠다"는 입장을 내놨다. 양측 관계자들은 협약서 서명 후 약 30분간 실무 협의를 진행하며 번호 공유 방식과 보안 유지 절차를 점검했다.
최근 피심 범죄는 전화와 문자를 넘어 모바일 메신저 내 단체 채팅방이나 일대일 대화를 통해 투자 정보를 미끼로 접근하는 방식으로 진화하고 있다. 경찰청은 국내 최대 이용자를 보유한 카카오와의 협력이 개별 범죄자의 접근권을 박탈하는 데 강력한 억제력을 발휘할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민간 IT 기업의 기술력과 수사 기관의 범죄 정보가 결합하는 형태의 치안 협력 모델이 강화되는 흐름이다.
정부는 이번 조치를 통해 피싱 범죄의 전파 경로가 상당 부분 차단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하지만 범죄자들이 해외 번호를 사용하거나 명의를 도용한 다른 플랫폼으로 이동할 가능성은 여전히 남아 있다. 경찰청은 향후 다른 주요 IT 기업들과도 유사한 협력 관계를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기술적 대응과 별개로 피해 구제와 관련된 법적 절차의 신속성 문제는 여전히 과제로 꼽힌다. 계정 차단 이후에도 이미 발생한 금전적 피해를 회복하기 위한 제도적 장치가 뒷받침되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협약이 실질적인 범죄 감소로 이어지기 위해서는 공유되는 데이터의 정확성과 신속한 집행을 보장할 수 있는 운영 관리가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