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무대와 방송 카메라 앞에서 활동하는 연예인들 가운데 과거 다른 스타의 매니저로 일했던 이들이 적지 않다. 촬영장과 공연장을 오가며 연예인의 일정을 관리하던 사람들이 훗날 직접 카메라 앞에 서거나 무대에 오르면서, 연예계의 또 다른 성장 과정이 주목받고 있다.
한국미디어일보 연예부가 방송 출연 내용과 기존 보도 등을 바탕으로 매니저 경력을 가진 연예인들의 이력을 살펴봤다. 정준하와 김병만, 류승수, 조빈, 신승환, 최종훈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은 각기 다른 시기에 연예계 현장을 경험했고, 이후 방송인과 배우, 가수로 활동 영역을 넓혔다.
방송인 정준하는 연예계 활동 초기에 이휘재의 매니저로 일했던 경력이 있다. 가수 룰라와 관련된 매니지먼트 업무를 경험한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이후 방송 활동을 시작한 정준하는 예능 프로그램을 중심으로 이름을 알렸으며, MBC “무한도전”을 통해 대중적인 인지도를 높였다.
정준하의 이력은 매니저와 연예인의 관계가 시간이 흐르면서 달라질 수 있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과거 다른 연예인의 일정을 챙겼던 정준하는 방송인이 된 뒤 자신의 매니저와 함께 예능 프로그램에 출연했다.
특히 “무한도전”에서 정준하의 매니저로 알려졌던 최종훈은 “최코디”라는 별명으로 시청자들에게 친숙한 인물이다. 정준하의 매니저로 일하던 당시 방송에 얼굴을 비췄고, 이후 연기자로 활동하며 tvN “푸른거탑” 등에 출연했다.
최종훈은 최근 다시 방송을 통해 근황을 전했다. 지난 5월 유튜브 채널 “하와수”에서는 정준하와 최종훈이 오랜만에 재회하는 모습이 공개됐다. 두 사람은 오랫동안 연락하지 못했던 사정과 과거 함께 활동하던 시절을 이야기했다.
지난 9월 공개된 같은 채널의 영상에서는 정준하가 최종훈 자녀의 대학 등록금을 지원하겠다는 뜻을 밝히기도 했다. 매니저와 방송인으로 만난 인연이 오랜 시간이 지난 뒤에도 이어지고 있다는 사실이 방송을 통해 알려졌다.
개그맨 김병만 역시 연예계에 자리 잡기 전 배우 김형일의 매니저로 활동했다. 김형일은 2012년 SBS 방송에서 김병만이 약 2년 동안 자신의 매니저로 일했다고 밝혔다.
당시 김형일은 김병만이 촬영 현장에서 연기 과정을 지켜보며 배우려 했던 모습을 회상했다. 김병만은 이후 개그맨으로 데뷔해 KBS “개그콘서트”의 “달인” 코너 등을 통해 인기를 얻었다.
배우 류승수는 신민아와 최성국의 매니저로 일했던 경험을 직접 공개한 인물이다. 그는 2014년 SBS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에 출연해 배우로 데뷔하기 전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매니저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류승수는 당시 배우들의 광고 촬영 현장과 대기실에서 활동하며 촬영이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돕는 역할을 맡았다고 밝혔다. 이후 배우로 활동하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통해 연기 경력을 쌓았다.
가수 조빈의 매니저 경력도 방송을 통해 다시 알려졌다. 그룹 노라조의 멤버인 조빈은 지난 4월 JTBC “히든싱어8”에 출연해 과거 김장훈의 로드매니저로 일했다고 밝혔다.
조빈은 김장훈과 함께 이동하며 공연장과 대기실, 리허설 현장에서 그의 노래를 반복해서 들었다고 설명했다. 리허설 도중 김장훈을 대신해 무대에서 노래한 경험도 공개했다.
그는 이러한 경험이 이후 노라조로 데뷔하는 과정에서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무대에 직접 오르기 전 공연 준비 과정과 가수의 활동을 가까이에서 경험한 셈이다.
배우 신승환도 차태현의 매니저로 일했던 시절을 방송에서 소개했다. 신승환은 2025년 3월 유튜브 채널 “조동아리”에 출연해 연기자로 활동하기 전 차태현과 함께 현장을 다녔던 경험을 이야기했다.
당시 신승환은 운전면허가 없어 차태현이 직접 차량을 운전하기도 했다고 밝혔다. 일반적인 로드매니저의 업무와는 다른 상황이었지만, 촬영 현장을 경험하면서 배우로 활동하기 위한 준비를 이어갔다.
이처럼 매니저 경력을 거쳐 연예인으로 활동한 사례는 한두 분야에 국한되지 않는다. 예능과 드라마, 음악 등 서로 다른 분야에서 활동하는 인물들이 매니저 시절의 경험을 공개해 왔다.
다만 매니저로 일한 기간과 담당 업무, 연예계 데뷔 과정은 개인마다 차이가 있다. 일부는 정식 매니지먼트 업무를 수행했고, 일부는 연예계 진출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현장 업무를 병행했다. 매니저 경력이 곧바로 연예계 데뷔를 보장하는 것도 아니다.
연예계 매니저는 일정 조율과 이동 지원뿐 아니라 촬영 및 공연 현장에서 다양한 관계자들과 협력하는 업무를 맡는다. 이러한 과정에서 방송 제작과 공연 운영을 가까이에서 접할 기회가 생긴다.
그러나 현장을 경험하는 것과 직접 연기하거나 무대에 오르는 일은 서로 다른 전문성을 요구한다. 매니저 경력이 있는 연예인들 역시 데뷔 이후 각자의 분야에서 활동을 이어가며 대중의 평가를 받아 왔다.
정준하와 김병만, 류승수, 조빈, 신승환, 최종훈의 사례는 연예계 진출 경로가 반드시 연습생이나 공개 오디션에만 한정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보여준다. 이들의 과거가 방송을 통해 다시 알려지는 가운데, 연예인을 지원하는 현장 인력이 자신의 진로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와 근무 환경이 얼마나 마련돼 있는지도 살펴볼 문제다.
이지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