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에 화승총이 처음 전해진 곳으로 알려진 가고시마현 다네가시마에서 483년 전 총기 전래를 기념하는 행사가 열렸다. 참가자들은 전통 사격 시범과 의식을 통해 일본 전술사에 변화를 가져온 화승총의 전래 과정을 되짚었다.
가고시마현 미나미타네정은 지난 3일 니시노 가도쿠라곶에서 제25회 총 전래 기념식을 개최했다. 가도쿠라곶 일대는 1543년 포르투갈인이 탄 배가 표착하면서 일본에 화승총이 전해진 장소로 알려져 있다.
이날 행사에서는 다네가시마 화승총 미나미타네보존회 소속 남부철포대가 전통 방식의 사격을 선보였다. 대원들은 일정한 간격을 두고 차례로 발사하는 "단우치"와 연속 사격 등 옛 화승총 운용 방식을 재현했다.
유치원생 15명으로 구성된 어린이 철포대도 행사에 참여했다. 어린이들은 골판지로 만든 갑옷을 입고 화승총 모형에 설치된 폭죽을 발사하며 역사 재현 행사를 이어갔다.
다네가시마에 화승총이 전해진 것은 일본 센고쿠시대였던 1543년이다. 당시 섬에 도착한 중국 선박에 타고 있던 포르투갈인들이 화승식 총기를 전한 것으로 기록돼 있다.
섬의 영주였던 다네가시마 도키타카는 포르투갈인으로부터 화승총 2정을 구입한 뒤 현지 대장장이에게 복제품 제작을 지시했다. 총신 끝부분을 막는 나사 가공 기술 등이 난제로 남았지만, 기술을 익힌 뒤 일본산 화승총 제작에 성공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후 화승총 제작 기술은 다네가시마에서 일본 각지로 빠르게 확산했다. 기존의 칼과 창, 활을 중심으로 이뤄지던 전투에 원거리 집단 사격이 도입되면서 병력 운용과 성곽 방어, 보병 전술에도 변화가 나타났다. 한동안 일본에서는 화승총을 전래 지역의 이름을 따 "다네가시마"라고 부르기도 했다.
기념식은 총기 전래라는 역사적 사건을 알리는 동시에 화승총 제작 기술과 전통 사격법을 다음 세대에 전승하기 위해 마련됐다. 현지 보존회는 대원 감소로 전승에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올해 젊은 대원 1명이 새로 가입했다며 전통이 계속 이어지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다네가시마는 총기 전래의 역사와 우주센터로 알려진 섬의 현대적 이미지를 함께 관광자원으로 활용하고 있다. 앞으로도 보존 인력 확보와 안전한 시연 체계를 유지하면서 지역의 역사문화를 어떻게 계승할지가 주요 과제로 남아 있다.
김하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