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29 이태원 참사 4주기를 앞두고 유가족들이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 재발 방지 대책 마련을 거듭 촉구했다. 참사가 발생한 지 4년이 지났지만 사고 원인과 국가기관의 대응 과정, 책임 소재를 둘러싼 의문이 해소되지 않았다는 것이 유가족들의 입장이다.
10·29 이태원 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올해 10월을 "기억과 애도의 달"로 정하고 추모행사와 시민 참여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올해 4주기 구호는 "별들의 빛으로 진실을 향해"로 정했다. 이들은 시민들에게 참사를 기억하고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활동에 함께해 달라고 호소했다.
유가족들은 참사가 단순히 과거의 사고로 남아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당시 대규모 인파가 예상됐는데도 안전관리 대책이 충분히 마련되지 않은 이유와 관계기관의 신고 접수·현장 대응 과정, 구조와 수습 과정에서 발생한 문제를 분명하게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책임 소재를 확인해 관련자에게 법적·행정적 책임을 묻는 일도 남은 과제로 제시했다. 진상규명 없이 추모만 반복하거나 제도 개선을 선언하는 데 그쳐서는 같은 유형의 사회적 참사를 막을 수 없다는 것이다.
2024년 9월 출범한 10·29 이태원참사 특별조사위원회는 유가족과 생존 피해자 등이 신청한 사건을 비롯해 참사 당시 재난 대응과 피해자 지원 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정부는 특별법 개정을 통해 특조위의 활동 기간을 2027년 9월까지 연장했다.
그러나 유가족들은 활동 기간 연장만으로 충분하지 않다고 지적한다. 강제수사권이 없는 특조위가 실질적인 진상규명에 이르기 위해서는 구체적인 조사계획을 공개하고 피해자의 자료 열람과 의견 진술 등 특별법에 규정된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요구다. 필요하면 특별검사 도입을 포함한 제도 보완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올해 추모의 벽에는 참사 현장에서 구조 활동을 한 뒤 정신적·경제적 어려움을 겪다 숨진 고 백형준 씨의 사진이 추가됐다. 유가족협의회는 백씨를 포함해 참사와 관련한 공식 희생자가 160명으로 늘었다고 밝혔다. 외국인 희생자 유가족들도 방한해 4주기 추모 일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유가족들은 "기억은 끝나지 않았고 같은 참사가 반복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며 시민사회의 지속적인 관심과 연대를 요청했다. 오는 29일 4주기를 계기로 특조위가 그동안의 조사 상황과 향후 계획을 얼마나 구체적으로 제시할지가 진상규명의 실효성을 가를 핵심 쟁점으로 남아 있다.
백설화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