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가 인공지능(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힘입어 올해 3분기 영업이익 83조원을 돌파했다. 분기 매출도 처음으로 100조원을 넘어서며 역대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회사는 실적 개선에 따른 이익을 주주들과 공유하기 위해 60조원 규모의 추가 주주환원 방안도 발표했다.
SK하이닉스는 28일 연결 기준 2026년 3분기 매출 104조6,155억원, 영업이익 83조3,338억원, 순이익 39조7,756억원을 기록했다고 공시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매출은 327.9%, 영업이익은 632.1% 증가했다. 영업이익률은 약 80%에 달했다.
직전 분기와 비교해도 실적 증가 폭이 컸다. 지난 2분기 매출 79조3,187억원과 영업이익 60조5,426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한 분기 만에 매출은 31.9%, 영업이익은 37.6% 늘었다. 매출과 영업이익 모두 6개 분기 연속 사상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이번 실적은 증권가 예상치도 웃돌았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3분기 시장 전망치는 매출 98조2,257억원, 영업이익 76조9,640억원이었다. 실제 영업이익은 예상치를 약 6조4,000억원 웃돌았다.
실적 상승의 중심에는 AI 서버용 고성능 메모리가 자리 잡고 있다.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인 HBM4 출하가 본격화됐고, 서버용 DDR5 판매도 크게 증가했다. 낸드플래시 부문에서는 321단 TLC 기반 기업용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eSSD) 판매가 확대되며 데이터센터용 제품 매출 증가에 기여했다.
글로벌 빅테크 기업들의 AI 데이터센터 투자가 이어지면서 고대역폭메모리와 고용량 서버용 메모리의 수요가 증가한 점도 실적에 반영됐다. SK하이닉스는 고부가가치 제품의 판매 확대와 메모리 가격 상승이 매출과 수익성 개선으로 연결됐다고 설명했다.
회사는 주요 고객사 14곳과 장기공급계약(LTA)을 체결했다. 현재까지 확보한 계약 물량은 2027년과 2028년 전체 생산능력의 50% 이상에 해당한다. 일부 고객사와는 5년을 넘는 장기계약도 논의하고 있다.
대규모 주주환원 계획도 공개했다. SK하이닉스는 2026년 회계연도 기준 현금배당 30조원 이상, 자사주 매입 및 소각 60조원 이상을 포함해 연간 약 100조원 규모의 주주환원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번에 발표한 추가 주주환원 규모는 약 60조원이다. 지난 8월 발표한 40조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포함한 연간 전체 주주환원 규모는 약 100조원으로 확대된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3분기 현금배당 14조원과 자사주 매입 20조원을 결의했다. 새로 매입하는 자사주 가운데 주주환원 목적의 10조원은 전량 소각할 계획이다. 나머지 약 10조원은 임직원 보상 목적으로 활용되며 주주환원 규모에는 포함되지 않는다.
3분기 배당금은 주당 2만원으로 결정됐다. 실적 개선에 따른 일반배당 1만원과 일본 반도체 기업 키옥시아 투자 성과를 반영한 특별배당 1만원으로 구성된다. 배당 기준일은 오는 11월 30일이며, 배당금은 기준일로부터 1개월 이내 지급할 예정이다.
재무구조도 개선됐다. 3분기 말 기준 현금성 자산은 114조5,000억원으로 전분기보다 26조5,000억원 증가했다. 차입금은 15조8,000억원으로 줄었으며, 순현금은 98조7,000억원으로 확대됐다.
SK하이닉스는 늘어나는 메모리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생산능력 확충도 추진한다. 내년에는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의 첫 번째 생산시설 가동을 계획하고 있으며, 고객 수요와 투자 효율성을 고려해 설비투자 규모와 시기를 조정할 방침이다.
회사는 향후에도 메모리 시장의 성장과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안정적인 실적을 확보하고 주주환원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다만 AI 반도체 수요 확대에 따른 실적 증가가 장기간 유지될 수 있을지는 별개의 문제다. 주요 고객사들의 데이터센터 투자 지속 여부와 메모리 가격 변동, 신규 생산시설 가동에 따른 공급 증가가 향후 수익성을 좌우할 핵심 변수로 남아 있다. 대규모 설비투자와 주주환원을 병행하는 상황에서 현재의 높은 수익성을 얼마나 안정적으로 유지할 수 있을지가 앞으로의 과제다.
주민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