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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경기 9타점·4홈런·18탈삼진…KBO 역사에 남은 대기록들

이지원 기자 | 입력 26-10-28 12:11



한국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한 경기만으로 수십 년 동안 깨지지 않는 기록이 탄생하기도 한다. 한 선수가 9타점을 올리고, 홈런 4개를 터뜨리거나 투수가 18개의 삼진을 잡아내는 장면은 오랜 프로야구 역사에서도 드문 일이다. 개인의 뛰어난 기량과 경기 상황이 맞물려 만들어진 기록들은 지금도 한국 야구의 주요 이정표로 남아 있다.

대표적인 기록은 한 경기 개인 최다 9타점이다. 삼성 라이온즈 소속이던 박석민은 2015년 9월 20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경기에서 홈런 3개를 터뜨리며 혼자 9타점을 올렸다.

박석민은 1회 2점 홈런으로 출발해 3회 3점 홈런을 기록했고, 5회에는 만루홈런까지 쏘아 올렸다. 홈런 3개로 9타점을 모두 책임진 것이다. 당시 삼성은 롯데를 17대 13으로 꺾었다. 종전 한 경기 최다 타점은 8점이었지만 박석민이 새로운 기록을 세웠다.

한 경기 개인 최다 홈런 기록은 4개다. 2000년 5월 19일 현대 유니콘스의 박경완이 한화 이글스를 상대로 KBO 최초의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했다. 특히 4연타석 홈런이라는 점에서 한국프로야구 역사에 남을 경기였다.

이후 박병호, 최정, 윌린 로사리오, 한유섬 등 여러 거포가 한 경기 4홈런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박병호는 2014년과 2019년 두 차례 한 경기 4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을 입증했다. 한 경기에서 홈런 4개를 생산하려면 타격 능력뿐 아니라 충분한 타석 기회와 상대 투수의 승부까지 맞아떨어져야 한다.

투수 부문에서는 한 경기 18탈삼진 기록이 대표적이다. 해태 타이거즈의 선동열은 1991년 6월 빙그레 이글스를 상대로 연장 13이닝을 던지며 삼진 18개를 잡아냈다. 당시 세운 기록은 30년 넘게 KBO리그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으로 남았다.

2025년 5월 17일에는 한화 이글스의 외국인 투수 코디 폰세가 대전에서 열린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8이닝 동안 18탈삼진을 기록하며 선동열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선동열이 연장 13이닝에서 작성한 기록을 폰세는 정규 9이닝도 채우지 않은 상황에서 달성했다.

폰세의 기록은 정규이닝 기준으로 새로운 KBO 최다 탈삼진 기록이기도 하다. 종전 정규이닝 최다 기록은 류현진이 2010년 LG 트윈스를 상대로 세운 17탈삼진이었다.

타자들의 한 경기 최다 안타 기록은 6개다. 양준혁을 비롯한 여러 선수가 이 기록에 이름을 올렸다. 한 경기에서 6안타를 기록하려면 타자가 거의 모든 타석에서 출루할 만큼 높은 타격 정확도를 보여야 하며, 팀 공격이 활발하게 이어져 많은 타석에 들어설 기회도 필요하다.


한 경기 최다 득점 기록은 개인과 팀 기록을 구분해야 한다. 개인 득점은 타자가 홈을 밟은 횟수이며, 팀 득점은 경기에서 전체 선수가 올린 점수를 합산한 것이다. 특히 대량 득점 경기는 타선의 집중력뿐 아니라 상대 투수진의 실점과 수비 상황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

장타 기록도 빼놓을 수 없다. 한 경기 최다 2루타는 4개, 최다 3루타는 3개로 알려져 있다. 2루타는 타구의 속도와 방향, 주자의 주루 능력이 영향을 미치며, 3루타는 넓은 외야 공간과 빠른 발이 결합해야 나올 수 있는 기록이다.

도루 역시 한 경기에서 여러 차례 성공하기 쉽지 않다. 상대 투수의 투구 동작과 포수의 송구 능력을 파악해야 하고, 주자가 출루할 기회도 충분해야 한다. 한 경기 4도루는 빠른 발과 정확한 주루 판단이 만들어낸 기록으로 꼽힌다.

KBO리그에는 개인 기록뿐 아니라 팀 전체가 만들어낸 기록도 존재한다. 한 경기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한 팀은 타선의 연속 안타와 장타, 볼넷 등을 바탕으로 상대 마운드를 무너뜨렸다. 이러한 기록은 당시 경기의 공격 흐름과 투수 운용 상황을 함께 보여준다.

다만 프로야구 기록은 시대별 경기 환경을 고려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과거에는 선발투수가 긴 이닝을 책임지는 경기가 많았지만 최근에는 불펜 분업이 정착하면서 선발투수의 투구 이닝이 상대적으로 짧아졌다. 연장전 운영 규정과 경기 방식의 변화도 기록 달성 조건에 영향을 미친다.

타격 부문에서도 구장 크기와 공인구의 특성, 투수들의 구종과 구속, 수비 전술 등이 달라졌다. 같은 한 경기 4홈런이나 6안타라도 기록이 만들어진 시기의 경기 환경과 상대 전력을 함께 살펴봐야 하는 이유다.

프로야구의 대기록은 단순한 숫자 이상의 경기 내용을 담고 있다. 박석민의 9타점과 박경완의 4연타석 홈런, 선동열과 폰세의 18탈삼진은 각각 타격의 집중력과 장타력, 투수의 압도적인 구위를 보여준 사례다.

KBO리그가 출범한 1982년 이후 수많은 선수가 기록에 도전했지만 일부 기록은 여전히 최고 기록으로 남아 있다. 경기 수와 선수들의 기량이 변화하는 가운데 앞으로 어떤 기록이 새롭게 작성될지, 또 오랜 기록을 넘어서는 순간이 언제 찾아올지가 한국프로야구의 또 다른 관심사다.

이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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